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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리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 흡연자와 비(非)흡연자를 분리해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11일 “선진국들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사망률 통계를 따로 산출한 뒤 이를 근거로 보험료를 차등화해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하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 상품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정기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며 연금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도입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 또는 2010년께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보험사들은 흡연 여부에 따라 보험료에 차등을 두고 있다.다만 1년 이상 금연을 했고 혈압은 수축기 140㎜hg 미만,이완기 90㎜hg 미만,체질량지수(BMI)는 17∼26에 포함되는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우량체’로 인정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흡연자와 비흡연자 차등화는 흡연이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것이어서 차이가 있다.또 현재는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통합된 사망률 통계가 쓰이고 있지만 이를 분리해 별도의 통계를 작성한 뒤 보험 가입 때 적용하게 된다.

국내에는 아직 분리된 통계가 없지만 이 통계가 있는 미국의 경우 50세 남성 흡연자의 1000명당 사망자 수가 5.71명인 데 비해 50세 비흡연자의 사망자 수는 2.48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50세 여성의 경우도 1000명당 사망자 수가 1.77명(비흡연자) 대 3.80명(흡연자)으로 흡연자의 사망률이 두 배쯤 높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정기보험을 기준으로 비흡연자의 보험료가 흡연자보다 약 30∼40% 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젊을 때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사망률이 비슷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격차가 벌어진다.”며 “현재 미국과 호주·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이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보험료를 차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보험료 차등화를 도입키로 한 것은 국내 흡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52%였던 흡연율은 2007년 42%로 떨어졌다.실제 미국도 1965년 52%였던 남성 흡연율이 1975년 44%,1980년 38%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비흡연자들 사이에 자신들의 보험료로 흡연자의 보험금을 충당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런 차등화가 정착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료를 차등화하면 ‘나는 건강해서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유인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입자 입장에서도 비흡연자는 일종의 ‘우대’를 받으면서 보험료 부담을 덜게 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금연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삼성생명은 보고 있다.

반면 흡연자는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어 반발이 예상된다.또 저소득층일수록 건강에 무관심해 금연도 잘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계층 차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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