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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아
 

정서적 박탈감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연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각종 흉악범죄, 자살 등이 증가하는 이면을 살펴보면 정서ㆍ심리적인 단절, 소통 부재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 아무리 개인화가 시대적 필연이라고 하더라도 한 개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복지의 역할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바뀌고 있다. 그동안 복지가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경제적인 측면에 치중했다면 심리, 정서적 지원으로까지 복지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즉 `소외계층` `빈곤층`이라는 낙인으로 인해 사회에서 점차 고립되어 가는 이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복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과 함께 시작한 녹색공간조성사업은 이 같은 복지 패러다임 변화의 좋은 예다. 복권기금을 통해 조성된 녹색자금으로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이나 기관에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거동이 불편해서,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 때문에 등 이유로 녹색이 주는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이들에게 녹색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2년간 전국에 걸쳐 총 61개 기관에 녹지 조성을 마쳤거나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예산도 첫해 40억원에서 올해 55억원, 내년에는 77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녹색의 힘은 놀라웠다. 실제 한 지적장애 아동 보호시설은 쓰레기장으로 쓰이던 공터를 녹색 치료정원으로 만든 후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중증 지적장애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은 정원에서 계절의 변화와 자연을 생생하게 느끼게 됐다. 허브향을 맡으며 음악치료를 받게 되자 아이들 얼굴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퍼졌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주변의 편견 어린 시선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돌을 던지고 아이들을 놀리기 일쑤이던 이웃 꼬마들도 정원이 생긴 후 엄마 손을 잡고 나들이를 오게 된 것이다. 작은 1평 땅의 녹색공간이 닫혀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푸른 희망을 갖게 만든 것이다.




도심 달동네에 자리잡은 지역사회복지관은 녹색공간이 이웃과의 소통 채널이 되었다. 공간이 조성된 후에도 복지관 내에 녹지 관리인력이 따로 없어 고심하던 차에, 이웃 주민들이 스스로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옥상에 조성된 녹색정원을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녹지가 우거질수록 복지관 이용자들과 이웃 간에 마음의 벽도 허물어졌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듯 우리 사회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자원이다. 그만큼 각 개인이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다같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 사회도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숲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울창한 숲처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녹색복지와 같이 소통, 정서적 교감을 토대로 한 복지 정책들이 확대 시행되기를 기대해본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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