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여론이 2009년 이후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선(先) 성장, 후(後) 분배\'의 견해를 가졌던 보수층도 소득분배가 경제성장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가 창간 57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8%는 \'분배가 성장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6년 12월(45.3%)과 2009년 2월(40.4%) 조사와 비교하면 각각 11.5%포인트, 16.4%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 \'성장이 분배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견은 38.7%로 나타나 2009년 2월의 58.7%와 비교하면 20%포인트가 줄었다. 2006년 12월 조사 때는 53.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과 분배의 역전 현상은 2010년 1월 조사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성장 우선\'이 48.5%에 그친 반면 \'분배 우선\'은 49.4%를 기록했다. 2010년 10월에도 \'분배 우선\'(54.3%)이 \'성장 우선\'(39.2%)보다 더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고, 이번에는 두 응답의 격차가 18.1%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현정부 출범 초기에는 성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지만 이후 경제 불안과 양극화 심화 등으로 복지 등 분배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보수층의 인식도 성장에서 분배 우선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이다.

2006년 12월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33.7%는 \'분배 우선\'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7.1%가 \'분배 우선\'을 선택했다. 특히 연령이 젊을 수록 \'분배 우선\'을 강조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20대와 30대의 경우 2006년 12월 각각 58.4%와 49.6%였지만 이달 조사에서는 각각 70.6%와 65.3%로 크게 증가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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