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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경기 불황과 한파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마산에서 10여 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 온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따사모)’도 이런 단체 중의 하나이다. 따사모는 큰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는다. 이들은 내가 가진 작은 것 하나를 소외된 이웃과 나눈다는 소박한 생각이다. 작은 사랑의 불씨가 하나하나 모일 때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따사모의 활동을 비롯해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 실천을 하는 각종 단체들의 봉사 활동을 조명, 계사년 새해는 보다 많은 이들이 온정을 나누는 ‘따뜻한 경남’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12월 24일 낮 11시 30분 창원시 마산 합포구 ‘희망 나눔 봉사센터’라는 간판이 걸린 마산적십자 봉사관. 이곳에서 50여 명의 노인과 지체장애인 등이 팥죽을 먹고 있었다. 조리실과 식당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온 손님들을 위해 부지런히 음식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는 마산에서 오랜 기간 봉사활동에 앞장서 온 따사모 노선호(71) 회장과 회원들이 포함돼 있었다. 따사모 회원들은 앞서 이날 오전 8시, 올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0도를 기록한 혹한의 날씨 속에서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동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배달을 했다.

따사모가 이날 연탄배달을 한 곳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오서리 2가구와 문화동 5가구 등 모두 7가구. 따사모의 노 회장을 비롯해 배혜자, 김용한 부회장과 인순자 총무, 김명근 재무 등은 이른 새벽 각 가구당 200장씩 모두 1400장의 연탄을 전달, 추운 겨울을 이겨내도록 사랑의 온기를 전달했다.

따사모는 1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 노 회장은 당시 한 봉사단체를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 현장에 동행한 적이 있다. 그는 방문한 가정의 어린 학생들을 보고 “학용품이라도 좀 사 올 걸” 하는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렸고, 이후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후원금을 모았다.

이후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늘게 되었고, 많은 후원자들의 뜻에 따라 지난 2007년 4월 30일 따사모가 발족했다.

“나눔에는 큰돈이나 마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가진 것 중 작은 것 하나, 그 하나를 이웃과 사회를 위해 나누고 싶은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자신의 방법을 몰라 가슴에 묻어든 사람이 많다. 작은 불씨가 하나하나 모이면 우리 사회를 환하게 비출 수 있다.”

외과 의사 출신인 노 회장은 따사모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며 “환자가 수술 과정을 지날 때엔 고통스럽고 괴로움이 있지만 회복이 되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기쁨이 넘친다. 봉사활동을 안 해본 사람은 그 기쁨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임순자(59) 총무는 “이 일은 제가 행복해지기 위해 합니다”라고 말했고, 김종광(55) 사무국장은 “남을 도와주는 자체가 희열”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봉사를 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냐는 질문에 “그건 해봐야 알지”라며 웃음을 지었다.

‘따사모’는 현재 150여 명의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하고, 직업 또한 외과의사 출신인 노 회장을 비롯해 학생, 교사, 자영업자, 주부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이름 없이 소리 없이 시작한 ‘따사모’는 입소문을 통해 알려져 뜻하지 않은 이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며칠 전에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dasamo.net)를 통해 따사모 활동 소식을 접한 강원도의 현역 군인이 후원금을 보내오는가 하면, 회원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던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싶다고 찾아오기도 했다.

이들이 매달 찾아가 보살피는 가구는 8가구로, 모두 결손 가정이다. 할머니가 손녀를 데리고 마늘을 까서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 집 나간 두 아들의 어린 자식들을 돌보고 있는 할머니 가정, 교도소에 간 자식 때문에 정부에서조차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할아버지와 손자 가정, 할머니나 할아버지 혼자서 불치의 병과 싸우며 외롭게 황혼을 보내는 독거노인도 있다. 이들은 매달 얼마 되지 않는 후원금과 쌀이나 라면 같은 생필품을 전달한다.

따사모가 정기적으로 하는 봉사활동 중 가장 많은 노력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업은 ‘사랑의 연탄배달’. 난방이나 취사용으로 연탄을 때는 가정에 온기를 전해주는 봉사활동이다. 연탄 배달을 하는 날에는 긴 인간띠가 이어진다. 대개 어려운 이웃들이 길이나 골목 가까이 있지 않고 산동네에 있기 때문에 적어도 50명 안팎이 달라붙어야 배달이 가능하다.

따사모 후원자 중에 주유소를 경영하는 사람이 있어, 기름보일러가 있지만 돈이 없어 틀지 못하는 집을 방문해 자신의 탱크로리에 기름을 가득 채워 집집마다 난방유를 넣어 준 적도 있다. 따사모 회원과 후원자들은 장애인 등반대회에 참여해 보행이 어려운 그들에게 손과 발이 돼 같이 산 정상을 밟게 했다. 이 외에 따사모는 저소등측 생활비 지원 및 장학금 수여, 집 수리 사업 등을 해오고 있다.

노 회장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연탄배달하는 날은 그야말로 잔칫날 같다”며 자신의 작은 것으로 이웃을 돕는 이러한 ‘작은 불씨’가 언젠가 ‘큰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계속 사람들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따사모’처럼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단체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함양군 마천면자원봉사협의회(회장 김동열)는 12월 초 마천면 김판순 씨의 새로운 안식처인 사랑의 집을 지어 주고, 이날 ‘사랑의 집 지어주기 제47호 입주식’을 가졌다. 제47호 사랑의 집은 올해 4월 강풍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이 무너져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마천면 자원봉사협의회와 함양군의 사업비 지원으로 신축(조립식, 33㎡, 지원 1200만 원)하게 된 것으로, 회원들은 각자의 바쁜 생업과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지난 10월 말부터 한 달여간에 걸쳐 사랑의 집 지어주기에 참여했다.

조계종 제 15교구 본사인 양산 통도사는 20일 오전, 공익법인 조계종 아름다운 동행에 자비나눔 기금 2000만 원을 전달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이달 초 창원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3억 원 상당의 자전거를 기증했으며, NC다이노스도 지난 17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마산종합사회복지관에 사랑의 쌀 500㎏을 기증했다.

기업이나 관공서 봉사단체뿐 아니라 개인들도 각종 기부나 봉사활동이 차가운 사회에 훈기를 불어넣고 있다.

창원 마산여중 3학년 4반 여학생 33명은 1년 동안 체육대회 1등상, 축제 뮤지컬상, 성적향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제작상 등 단체로 받은 상금 21만7810원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경남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지만 기존에 봉사나 후원을 해 오시던 분들은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노인 한부모가정 등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 이들을 위해 차량 봉사를 하고 반찬을 전달하는 분들 등 몸으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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