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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를 무엇이라 읽습니까

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삼성그룹이 인문계 전공자를 공채 정원 외로 선발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키운다는 소식이다. 올 상반기 공채에서만 200명이다. 이들은 삼성이 신설하는 6개월 960시간의 통섭형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과정을 통해 인문계 출신에서 엔지니어로 탈바꿈한다.

 

인문학 열풍이 통섭형 인재 열풍으로

삼성이 인문계 인력을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키우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에 소개된 내용대로라면, 소프트웨어 개발에 인문학적 소양을 가미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 기술 투입뿐만 아니라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합할 때 현대 사회 기술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DS부문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김정한 전무의 설명은 기가 막히다. 한자 토()를 읽어보라고 하면 문과 출신은 흙 토라고 하는데, 이공계 출신은 플러스 마이너스부호(±)라고 답한다는 것이다. 전공에 따라 사물을 보는 직관이 다르다는 건데, 자칫 정형화된 사고의 틀에 갇힐 수 있는 함정도 있는데다 이로 인해 갈등이 생기진 않을까 걱정되지만, 김 전무는 오히려 이를 긍정적으로 풀어낸다. 문과 출신과 이공계 출신의 시각 차이를 합칠 때 사물의 양쪽 면을 모두 통찰할 수 있다는 것이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며, 현대 사회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이런 통섭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치 최근까지의 인문학 열풍이 사회적 흐름을 바꾸고, 이에 따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새로워진 듯하다. 인문학을 유독 강조한 스티브 잡스는 전자공학이 아닌 철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었고, 생전에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애플의 DNA는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이 인문학과 만나고, 기술이 인간성과 만나서 더 힘든 일을 가능하게 한다는 잡스의 어록은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찾아볼 수 있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발명해 언어학자 같은 면을 갖고 있지만, 역사, 법학, 천문학, 의학에까지 정통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를 그린 화가이면서, 수학자, 과학자이기도 했다.

 

새로운 인재상

한 우물만 깊게 파는 것보다 여러 우물을 넓게 파는 통섭형 인재가 주목받고 있다. 방금 소개한 삼성은 일례일 뿐이다. 창조경제 시대가 열리면서 정부와 대학들도 통섭형 인재 양성과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문학적 소양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98%로 거의 대부분이었고, ‘그런 인재라면 가산점을 주더라도 뽑겠다는 답변도 83%에 달했다. 세계적 IT 기업 구글은 이미 재작년에 신입사원 6천명 중 5천명을 인문학 전공자로 뽑았고,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pixar는 사내 대학에 100여개의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통섭형 인재는 얼마 전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T자형 인재와도 비슷하다. 다방면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특정분야에 대한 진정성 있는 깊은 지식이 T자형 인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통섭형 인재도 이와 유사한 가치를 갖고 있다. 스페셜리스트이면서 기본적으로는 제너럴리스트인 사람, 이런 융합형이 현대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다.

앞서 예로 든 삼성이 문과 출신을 미래 엔지니어로 채용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TV만 봐도, 하드웨어는 이공계 전공자가 잘 만들겠지만,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계의 다양한 인재상

사회복지계에도 새로운 상상력으로 무장한 인재가 무수히 많다. 혹자는 학부와 석·박사 전공이 사회복지학이냐 아니냐에 따라 성골’, ‘진골등으로 계급화 하기도 하지만, 이미 넓어진 사회복지사 자격 문호에 따라 진입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적절히 흡수하고, 시대에 따라 변하는 인재상에 맞게 사회복지계도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통섭형 인재를 원하는 게 시대상이고,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 있다.

지금이 그렇듯, 시대에 따라 사회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계속 변화돼 왔다. 원시시대 때는 신체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고, 어떤 시대에는 한 가지 능력만 뛰어난 스페셜리스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면, 또 어떤 시대에는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가 각광받기도 했다. 안정기에 태어났다면 성군이었을 왕도 난세에 태어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하기도 했고, 계급구조 등 사회적 장벽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사람은 오히려 사회가 혼란한 덕분에 제 능력을 발휘해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시대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을, 즉 클라이언트 욕구를 정확히 짚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 일반 현상이 사회복지계라고 다를 수는 없다.

물론, 총체적으로 볼 때 사회복지사 진입 경로가 매우 넓고 이수 과정이 다른 전문직군에 비해 비교적 수월한 점은 전문성 강화 방향으로 당연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조직적으로 해당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한 시대상에 맞게 사회복지계도 인재상을 고르고 육성하는 노력을 함께 경주해야 한다. 그것이 현대 사회의 흐름이며 서비스 이용자들의 눈높이다.

물리적 자본이 아닌 사회적 자본을, 사회 기반시설이 아닌 신뢰 공동체를 중시하는 것이 최근 창조복지 시대의 기조다. 국민 행복을 최고 가치로 삼고 희망의 새 시대를 준비하는 사회복지사들로서도 스스로 변화하고 받아들여야 할 지향점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당신이 읽은 , 그 의미가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그렇게 항상 옳은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사회복지사가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다.

기사링크  http://www.welfare.net/site/ViewPresidentColumns.action?brd_cmd=ViewArticle&brd_boardId=intro_column_10&brd_articleId=1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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