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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여성장애인 폭력예방·근절을 위한 홍보 캠페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4-09 18:16:22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폭력의 피해에 노출되어 있는 수없이 많은 여성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폭력피해 여성장애인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거리로 나섰다.

전국성폭력상담소보호시설협의회 장애인상담소 권역을 중심으로 폭력피해 장애여성 지원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 선포 공동기획단을 구성하고,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 선포 및 폭력예방·근절을 위한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 선포 공동기획단은 여성장애인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매년 4월 9일이 낀 주를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으로 선포했다.

먼저 목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서미화 소장은 “거대한 파도 뒤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강풍이 도사리듯 우리 사회속에서 여성장애인의 폭력의 실태는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이고 편견 의식의 내면화가 거대한 파도 뒤에 더욱 무섭게 몰아치는 강풍처럼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며 “권력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소수인 여성장애인은 사회적 약자로 때로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무성적인 존재로 무시되며 짓밟혀 왔다”고 주장했다.

서 소장은 “그래서 이제 우리는 온 천하에 여성장애인 폭력 근절을 외치는 한 목소리를 모아 온 세상에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장애인의 권리가 존중되어 이 땅에 여성과 장애라는 차이가 차별로, 폭력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모였다”며 “여성장애인이 어떤 폭력에서든 자유롭게 되는 그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족의 힘 소속 회원인 한 장애아동 부모는 “5년 전 성폭력 사건으로 지금까지 아이가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우울증이 심해져 아이와 가족 서로가 힘들어 해 3주전 아이를 쉼터로 보냈다. 아이를 보내며 열병을 앓고, 병원에 입원 했었다. 그러나 그보다 아이의 아픔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더 가슴 아프다”며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이 부모는 “장애아동은 성폭력을 겪은 후 지지보다는 손가락질이 더하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나 역시 그 당시 위로보다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들어야 했고,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며 “세상은 아름다운데… 아이들에게도 함께 나아가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희망을 말했다.

아름다운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 항거불능에 있어 일상생활이 가능한 지적장애인의 경우 적용받지 못한다.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에 저항하고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이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인식개선에 노력하며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늘 캠페인을 통해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 등 모든 폭력이 사라지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양해경 대표는 “폭력피해의 책임은 국가와 사회에 있으며 성폭력과 장애에 대한 책임 역시 국가와 사회에 있다”며 “근본적인 여성폭력 위기에 대한 장기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 선포 공동기획단은 선포결의문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그동안 여성장애인은 집안에서, 시설에서, 지역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숨죽이고 자신을 낮추고 살아가고 있다. 온갖 폭력적인 상황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래도 폭력에 노출되어 왔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조화 된 사회에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남성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상성중심의 사회에서 사회적 소수자인 장애여성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차별과 억압의 경험은 무시되고 소통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당당하게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며 살아가는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임을 밝히며 우리에게 가해지는 이유 없는 폭력에 저항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의 권리를 요구한다”며 “앞으로 각 지역에서 매년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에 맞춰 우리의 요구를 담아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맹혜령 기자 (behind8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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