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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헤

“선물을 구입하기엔 좀 부담스럽고 해서 직접 고르시라고 금일봉을 준비했어요.” 어버이날을 앞둔 7일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박기석씨(40·전주시 서신동)의 말이다.


최근 경기불황에 각종 어버이날 효도상품 판매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카네이션 판매량이 지난해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을 뿐 아니라 여행사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아직까지 집에 얹혀사는 형편인 청년백수들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속만 태웠다.
 
△실종된 어버이날 특수 = 전주시 금암동에 위치한 7979꽃집은 경기여파를 감안, 지난해에 비해 카네이션 준비 물량을 30% 정도 줄였지만 주문량은 60%에 그쳤다. 전주시 평화동 꽃 백화점도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판매량이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주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 사이 거래된 국내산 카네이션 \'데지오\' 품종 1단(20송이) 가격이 평균 1만원 선에 형성됐다. 이는 지난해 가격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해마다 중국산 카네이션에 밀려 비쌌던 카네이션인데도 소매상 매출은 3분의 1수준이 고작이다.

어버이날 대표적인 효도관광 상품 덕에 판매율을 올렸던 여행사들도 매출이 뚝 떨어졌다. 평화광광의 경우 어버이날 꾸준히 인기를 보이던 제주도 관광 패키지상품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청년백수 고뇌 = 어버이날이 돌아오자 청년백수들의 어깨도 무겁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실업자가 된 소모씨(32 전주시 우아동)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아침에 뵙기가 죄송스럽다”며 “가장 큰 어버이날 선물이라면 재 취업이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도서관을 핑계로 늦은 저녁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한 구모씨(28·전주시 삼천동)도 “집에서 용돈을 타서 쓰는 입장인데 죄송할 따름이다”며 “어버이날이지만 일찌감치 취업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는 것이 속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후 번번이 입사시험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이모씨(26·전주시 인후동)도 “진안에 계신 부모님께 내려가 뵙지는 못하더라도 전화는 드려야 할 텐데 면목이 없어 전화하기가 두렵다”고 털어놨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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