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복지관 소식뉴스
목록
김지혜




지난 주말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한 뒤 정부가 내놓은 ‘거점약국’ 정책을 두고 약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언론에 먼저 공표한 뒤 부랴부랴 추진하는 ‘주먹구구식 정책’에 약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야 하느냐는 얘기다. 거점약국에 감염자들이 몰리면 손님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을 두고 약사들이 이기적으로 처신하는 게 아니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는지난 18일 각 보건소와 대한약사회에 공문을 보내 ‘각 시·군·구에 1개 이상 거점약국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 보건소는 지역 약사회와 협조해 거점약국 개수와 장소를 조만간 협의해 매듭짓기로 했다.


서울 종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종로구에서 5개 약국을 지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약사들끼리 의견이 분분해 쉽게 결정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타미플루 처방전을 받았다는 것은 최소한 신종플루 감염 의심자일 텐데,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방문하는 약국에 바이러스가 퍼지면 문제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약사는 “약국의 생사 여탈권을 쥐고 있는 보건소에서 거점약국을 지정하면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 “뉴스에 먼저 난 뒤에서야 공문을 보내고 공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약국을 지정하라는 것은 정부가 보여 주기식으로 신종 플루에 대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일부 약사들 중에서는 국가적 재난을 두고 지나치게 이기적으로 처신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약사들이 거점약국을 반대하는 이면에는 ‘거점약국=감염자가 드나드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 손님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강서구에서 일하는 한 약사는 “거점약국은 곧 감염 의심자들이 드나드는 약국이라는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손님들 방문이 뜸해지면 경제적인 손실을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되물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감염자들의 치료권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거점약국 약사들의 마스크 착용이나 타미플루 택배 배송 등 가능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타미플루 처방을 받은 사람이 시내 보건소나 거점병원에서 약을 받는 것보다 거점약국에서 약을 받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목록